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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자의 간호스킬

수혈목적, 수혈방법, 수혈간호! 전반적인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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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 '수혈 간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실 이런 간호 지식은 교과서 요약정리하듯 딱딱하게 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지식과 이론을 줄줄 나열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의 생각과 경험을 담아 이야기하듯 최대한 쉽게 풀어내 보려고 합니다.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이야기 시작할게요!! ^ ^

 


 

1. 수혈 목적

 

우리 몸의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은 생존을 위해 없어선 안될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산소, 영양분 없이는 살아있을 수 없죠?

혈액은 온몸의 세포와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구석구석 전달해주고,

세포가 쓰다 버린 필요 없는 노폐물을 가져다가 버려주기도 하고,

세균이 들어오면 싸워서 막아주기도 하고,

출혈이 생겨 혈액이 새어나가면 알아서 막아서 출혈을 멈추는 기능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혈액이 모자란 상황이 있어요.

몸 자체에서 혈액 생성이 잘 안돼서 빈혈이 생기기도 하고, 과다 출혈로 혈액을 많이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외부에서 혈액을 정맥으로 공급해 주는 걸 수혈(Blood transfusion)이라고 해요.

 

교과서에서 말하는 수혈 목적을 보면

 

- 손실된 순환 혈액량의 보충

- 부족한 혈액응고 인자를 보충

- 빈혈 환자의 산소 운반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함

- 혈액의 결핍 성분을 보충하기 위함

 

대략 이렇게 되어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혈액이나 혈액의 특정성분이 없을 경우 그걸 보충해주어 문제를 해결하는 거예요.


 

 

2. 수혈은 일단 혈액형이 맞아야 해요. 그리고?

 

이건 간호사가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반 상식인 것 같아요.

장기 이식 전에도 이식할 장기가 환자에게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이것저것 검사를 하잖아요?

수혈도 다른 사람의 혈액을 내 몸속에 넣는 일종의 '이식'과 같기 때문에 꼭 확인이 필요해요.

 

맞는 혈액끼리만 수혈이 가능하다는 점! 아닌 경우 거부반응, 부작용이 일어나서 큰일 나요.

그래서 수혈 전 혈액형을 포함해서 혈액이 환자에게 맞는지 확인을 위한 검사를 합니다.

ABO/RH type, cross matching, anti body screening 이렇게 처방이 나면, 환자의 혈액을 채혈해서 검사실로 내려요.

 

쉽게 말하면 환자에게 줄 혈액의 혈액형이 맞는지, 그리고 수혈할 적혈구에 대한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안 맞는 혈액 수혈 시 생길 수 있는 용혈성 부작용(적혈구가 깨지는 것)의 예방을 위해 반드시 시행해야 해요.

 

보통 혈액형은 O, AB, B, A 형 4가지 종류가 있고 거기에 +,- 이렇게 붙어서 O-, O+, AB+, AB-... 이런 식으로 표기합니다.

알파벳은 ABO 혈액형을 말하고, +,-(양성, 음성) 붙은 것을 보고 RH type을 알 수 있어요.

한국인에게 RH type은 양성(+)이 많지만 음성(-)도 있기 때문에 꼭 확인해주어야 합니다.

수혈 전 검사 3가지는 다 중요하지만 ABO/RH type이 항원-항체 반응이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참고로 항원-항체 반응은 우리 몸이 적으로 인식하는 '항원'이 몸에 들어오면 그것과 싸우는 '항체'가 반응하는 걸 말해요.

면역 반응으로써 외부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수혈 시 몸에 들어온 안 맞는 혈액을 '항원'으로 인식할 수도 있어요. 그럼 적혈구가 다 깨져버리는 용혈성 부작용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까지 할 수 있는 것이죠.

 

검체를 내리면 혈액은행에서 검사를 다 해주다 보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데, 수혈 전 검사가 그런 점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거 기억해두면 좋겠죠?

이 내용은 깊게 들어가면 한도 끝도 없어서 이 정도로만 해둘게요!

 

 

3. 수혈 전 준비! 준비물은?

 

가장 먼저 수혈동의서 작성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수혈동의서는 예전 입원 시 받았더라도 그때마다 새로 작성을 해줘야 해요. 혈액 제제도 여러 가지인데 다른 종류의 수혈일 때도 새로 작성합니다.

수혈동의서는 의사가 작성하며 병원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보통 인턴 통해 수혈동의서 작성하니 없으면 인턴 콜을 해서 알려주어요.

 

수혈 시 필요한 준비물로는 수혈할 혈액 제제, 수혈 세트,  트레이, 수액걸이, 생리식염수, 혈액 기록지가 있어요.

또 중심정맥 라인이 없어 IV start가 필요한 경우 18~20G IV 카테터, 토니켓, 반창고 그리고 필요시 3-way, injection cap 준비합니다.

IV start 하고 injection cap으로 막아두거나 생리식염수를 느리게 들어가도록 연결해두기도 해요.

여기서 주사 바늘의 크기는 얇은 것도 상관없다는 말도 있는 등 논란이 많기도 하고, 또 병원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렇지만 보통은 18~20G 굵은 게이지를 쓰니 일하는 곳의 프로토콜대로 해주세요.

활력징후 측정을 위한 청진기, 혈압계, 체온계, 초침 시계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전처치가 있다면 전처치 약물 (페니라민 등)을 투약할 수 있게 주사기에 잽니다. 약물은 생리식염수 믹스 처방이 되어있으면 처방된 용량을 믹스해줘요.

 

이런 준비과정은 글로 나열하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고 안 와닿는데,

계속 수혈을 해보다 보면 루틴처럼 익어서 수혈이 있을 때마다 착착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돼요 ^ ^ㅎㅎ

 

3. 혈액제제 불출 & 확인 과정

 

병원에서 모든 혈액의 불출 과정은 복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냥 '□□□환자 혈액 가지러 왔어요~' 이름 확인하고 타 오면 될 텐데 왜 굳이 복잡하게 만들까요?

그건 만약 실수가 발생하여 잘못된 혈액이 수혈될 경우 엄청난 사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마치 교통사고가 나면 사망할 수도 있는데 운전을 늘 하다 보면 별 생각이 없어지는 것처럼,

수혈이 늘상 있는 일이다 보니까 일종의 '안전불감증'이 생기는데요.

그러면 실수가 생기게 하고 사고로 이어지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실수가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잘못되면 사람이 사망할 수 있는, 절대 실수가 있으면 안 되는 일이니까 실수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그 과정을 복잡하고 신경 쓰이게 만들어 놓은 것이죠.

 

병원이나 기관마다 혈액제제 프로토콜은 조금씩 다를 수는 있는데, 보통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요.

 

-수혈 처방이 나고, 검체를 내려 검사가 끝나면,

-먼저 혈액은행에서 혈액이 준비되었다는 연락이 옵니다. 이때 재빨리 환자의 활력징후를 재주는 센스!

환자상태가 안 좋거나 열이 나면 수혈을 취소할 수도 있고 그럼 이미타온 혈액을 반납하려면 또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에요. 바쁘면 체온이라도 꼭 재주세요.

- 혈액 박스 가지고 가서 환자정보, 혈액고유번호(바코드랑 같이 있음), ABO/RH type, 혈액유효일자 등을 검사실 직원과 함께 확인하고 혈액불출요청서에 의사의 서명을 받습니다.

- 수혈하기 전 혈액을 가지고 온 간호사와 다른 간호사 2명이서 재확인합니다.

혈액 처방과 대조해보며 혈액 종류, 환자명, 성별, 나이, 등록번호, ABO/RH type, 혈액 번호를 확인하고 다 맞다면 함께 서명해요.

- 수혈 직전 환자에게 이름, 나이와 본인이 알고 있는 혈액형을 질문합니다.

이때 "○○○님 맞으시죠? " 라고 하면 보통 아무 생각 없이 "네"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꼭 "성함 말씀해보시겠어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처럼 개방형 질문으로 확인해야 해요.

와 확인 절차가 정말 많죠?

하지만 이렇게 복잡하게 해 놔도 간혹 수혈 의료사고가 일어날 때도 있답니다.

그러니 경각심을 갖고 사고 방지를 위해 확인 절차를 꼭 지켜야 합니다.

 

 

4. 수혈 직전 해야 할 일

 

'수혈 전 전처치'라고 해서 주사를 주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을 방지하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는 건데요.

보통 페니라민, 덱사메타손 등을 주는데 이 처방이 있으면 처방대로 주사를 먼저 줍니다.

그리고 당연히 혈압, 맥박, 호흡, 체온을 잽니다.

수혈 전 활력징후는 환자 상태가 괜찮은지 보기 위함이기도 하고, 또 수혈 중에 활력징후의 변화가 생기면 비교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같은 게 됩니다.

환자에게 수혈 목적과 부작용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부작용 관련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교육합니다.

 

 

 

5. 이제 진짜 수혈하기

 

모든 확인과 준비 과정을 마쳤으면 수혈을 시작해요. 혈액은행에서 가져온 혈액은 즉시 연결해주는 것이 좋고, 늦어도 꼭 30분 안에 해주어야 합니다.

수혈 시 일반수액세트가 아닌 수혈 세트를 사용하고요, 수액 챔버를 삼분의 이 이상, 충분히 채웠지만 혈액 방울이 떨어지는 게 보일 정도로 채운 다음 수혈을 위한 정맥 라인에 연결해요.

 

이때 혈액제제는 단독 라인 사용이 원칙이며, N/S(0.9% 생리식염수), 플라즈마솔루션(체액과 성분이 비슷하여 최근 수술실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음)등은 함께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나 H/D, H/S, 5D/S 등 흔히 쓰는 다른 수액 또는 다른 약물과 같은 라인으로 들어가선 안된다는 점! 꼭 주의해야 합니다.

 

사실 이게 당연한 것 같아도 예전에 신규 간호사가 c-line과 연결된 H/D line에 3-way로 같이 들어가게 해 놔서 수간호사 선생님께 혼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 ^ 그래도 그 환자분에게는  아무 이상이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그 간호사 분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바쁘게 일하다 보니 잊어버린 것이죠. 그러니 이 부분 꼭꼭 주의합시다!

 

처음 15분 동안엔 15~20 gtt 정도로 천천히 주고, 이후에 속도를 적절히 좀 더 빠르게 해주는 건 괜찮아요.

투여 속도는 혈액 제제에 따라 다를 순 있는데, 흔히 많이 수혈하는 농축적혈구(PRBC)의 경우 1 pack을 2~4시간에 걸쳐 투여해요. 단, 4시간은 넘지 않아야 합니다.

 

수혈을 시작하면 첫 15분간은 환자상태를 좀 더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나필락틱쇼크, 용혈성부작용 등 부작용은 첫 15분 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증상으로는 발열, 저혈압, 호흡곤란, 두드러기, 발적, 오한, 주사부위 통증, 오심, 구토, 복통, 흉통 등이 있습니다.

활력 징후를 수혈 시작한 뒤 15분 이내 1회 측정하고 그 이후에는 30분 간격으로 수혈이 끝날 때까지 측정합니다.

수혈 전 과정 중에 수혈 기록지를 작성하는데 활력 징후도 측정할 때마다 기록해줘요.

 

사실 임상에서 너무 바쁜데 15분간 수혈 환자 상태만 보고 있기란 너무 시간 소모가 크죠?ㅠㅠ

그래서 근무 중에 수혈 처방이 나면 절차와 과정이 많고, 환자도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부담스러운 마음이 커집니다.

상황에 따라 요령껏 일해야 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적어도 수혈이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원칙을 생각하고 효율적으로 우선순위를 잘 세워서 수혈 중에 환자분을 잘 볼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활력징후도 꼭 원칙대로 측정해주고요.

 

수혈하는 혈액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혈액제제에 따라 또 조금씩 디테일이 달라지지만 보통 이런 과정을 거친다는 큰 그림! 그려보실 수 있다면 좋겠네요. ^ ^

 


 

사실 한 포스팅에서 수혈의 모든 것을 다루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까 내용이 너무 많아졌어요.

엄청 깊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수혈'하나만 가지고도 정말 많은 것을 알아야 하네요...ㅎㅎ그래서 수혈의 부작용과 주의점, 부작용 발생 시 대처, 혈액제제의 종류와 각각의 특성 및 주의점, 수혈 시 내릴 수 있는 간호진단 등 수혈과 관련된 디테일에 대해서는 또 다른 포스팅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저의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소망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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