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과 관련된 공부, 그중에 간과 관련된 질환 파트를 공부하다 보면 종종 간경화라는 단어도 보이고, 간경변이라는 단어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디서는 간경화라고 하고, 어디서는 간경변이라고 하는데 무슨 차이 일까?'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어떨 때는 '간경화증', '간경변증'이라고 또 살짝 다르게 표현하기도 해서 헷갈립니다.
뭐라고 말하는 게 가장 정확할까요?
사실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나 싶기도 하고, 살짝 물어보기가 애매한데요.
제가 속 시원하게 알려드릴게요! ^ ^ㅎㅎ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경화'와 '간경변'은 같은 말이에요. 간이 손상되고 섬유화가 일어나 딱딱해져 그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하는 거죠. 그런데 왜 말을 처음부터 여러 가지로 만들어 사람을 헷갈리게 할까요?
그 이유는 번역의 차이에 있어요.
모든 서양의학은 애초에 서구에서 온 거죠? 사실 우리가 보는 의학서적들, 간호학 서적도 영어로 된 원서를 번역한 것이 많아요. 저는 예전에 엔클렉스(미국 간호사 면허)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점 중 하나가 '미국 간호사들은 영어 하나만 알면 되니까 좋겠다'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우리는 의학용어(영어)도 알아야 하고, 또 한국어로 된 것까지 두배로 외워야 하니까, 우리나라 간호사가 공부할게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간경화, 간경변도 영어로는 그냥 'liver cirrhosis' 한 가지로 말해요. 미국 의료인들이나 미국 간호사들은 간경변이야? 간경화야? 하고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두 단어는 그냥 'liver cirrhosis', 한 단어가 두 가지로 번역된 것뿐이고 같은 말인 거예요.
그래도 단어가 2개 존재하니까 한국어로써의 간경화, 간경변의 다른 점을 설명하자면,
'간경화'가 먼저 만들어진 단어로 먼저 사용하기 시작해서 '간경화'가 조금 일반적이고, 요즘에는 '간경변'을 좀 더 쓰는 추세인 것 같은데 사실 별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단어를 통일하면 좋으니까 병원에서 진단을 할 때나 최근 나오는 서적에는 '간경변'이라고 많이 쓰고 있어요. 둘 중 고르라면 '간경변'을 쓰시는 게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좀 더 깊게 파고들어 보면 이게 다 순수 우리말도 아니고 '한자'로 만든 단어인데, 찾아보니까 간경화는 肝硬化, 간경변은 肝硬變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영어도 알아야 되고 한자도 알아야 되고 힘들다 ㅠㅠ)
저도 한자를 뭐 잘 알고 그런 건 아니지만 딱 봐도 '간경'부분은 같고... 화는 化를 썼고 변은 變이더라고요. 이걸 네이버 한문 사전으로 찾아보니 化는 '될 화'자로 '되다, 화하다'라는 뜻이 있고요, 變 '변할 변'자로 '변하다, 변화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간(肝) = 간 간
경(硬) = 굳을 경
화(化) = 될 화
간경화= 간이 굳게(딱딱하게) 된 거
간(肝) = 간 간
경(硬) = 굳을 경
변(變) = 변할 변
간경변=간이 굳게(딱딱하게) 변한 거
ㅋㅋㅋㅋㅋ
진짜 별거 없죠? 어려운 한자를 쓰다 보니까 이런 사단(?)이 난 것 같습니다.
좀 더 추가해서 간경화증, 간경변증이라고 '증'을 붙여 말하기도 하던데, 이것도 한번 찾아봤어요.
증(症) = 증세 증: 병을 앓을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상태나 모양, 증상이라는 뜻!
그래서 간경화증은 '간이 딱딱하게 되는 증상', 간경변증은 '간이 딱딱하게 변하는 증상'으로 '같은 말이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제 생각에는 분명 처음에 번역을 하거나 연구하시는 학자분이 이렇게 한자어를 써서 단어를 만들어내셨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니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말인 것 같은데 단어가 달라서 혼란스러워지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궁금증 해결되셨나요?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길 소망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참고사이트: 네이버 한문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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