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간호사가 직접 사서 읽어본 책 리뷰입니다!
저는 평소에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나름 공부 욕심도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제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을 곧잘 사보곤 하는데 '간호과정 실무지침'은 간호사로서 공부도 하고 케이스 스터디할 때 보려고 직접 샀고, 2년 정도 가지고 있었네요. 학생 때는 빌려서 본 적은 있고요.
간호학과에서 실습할 때 과제로 케이스 스터디 많이 작성하잖아요. 그때가 끝이 아니에요. 간호사가 되고 병원에서 일을 하면서도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케이스를 발표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간호본부에서 엮어낸 '간호과정 실무지침'은 책 제목처럼 딱 간호 케이스 스터디할 때 지침서처럼 보는 책이에요. 주로 케이스 스터디에 들어가는 간호진단을 내리고 간호과정을 쓸 때 참고하기 좋은 교재입니다.
간호진단과 간호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있고, 내용도 꽤나 많은 편입니다.
초판 1쇄는 1994년에 발행되었으니 역사(?)가 엄청나게 오래되었어요. 이후 계속 개정판이 출간되어 제가 갖고 있는 건 개정판 9쇄로 2018년에 발행된, 비교적 최근에 나온 거네요.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장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간호과정 작성할 때 그 시작을 쉽게 해 준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만약 내가 폐렴 환자의 케이스 스터디를 쓰게 되었다고 쳐요. 그럼 케이스로 잡은 환자 상태, 환자 호소, 검사 결과, 활력징후, 처치 등에 대한 정보를 다 수집했다고 해도 막상 간호진단을 뭘 내리고 간호과정을 어떻게 쓰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잖아요?
간호진단도 내 맘대로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진단 목록 안에서 내려주어야 하고요.
그럼 호흡기계 파트에서 폐렴(p.94) 부분을 찾아보는 거죠.
그럼 몇 가지 간호진단이 내려져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1. 다량의 기관지 분비물로 인한 비효율적 기도 청결
2. 급성통증
3. 식욕부진과 관련된 영양부족
4. 체온상승, 호흡곤란과 관련한 체액 부족
5. 폐포 모세혈관의 점막 변화와 관련된 가스 교환 장애
이렇게 총 5개의 진단이 내려져있고 목표, 간호 사정, 간호 계획과 중재, 이론적 근거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그래서 폐렴에서 주로 내리는 간호진단과 함께 간호과정의 큰 틀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폐렴 간호진단이 이거 말고도 고체온, 비효율적 호흡양상, 지식 부족, 불안, 수면장애 등 다른 것도 나올 수 있으니 여기 있는 게 다라고 생각하진 말아야 해요. 환자 상태에 맞게 진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또 간호진단은 'NANDA 간호진단' 리스트 안에 들어가야 하고, 일정 기간마다 NANDA에서 리스트를 수정하니 현재 존재하는 간호진단 인지도 꼭꼭 확인해줘야 해요. 이 책 안에 있는 간호진단이 'NANDA 간호진단'이 아닌 부분도 아주 가끔 나옵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간호진단 중 '항고혈압제 복용과 관련한 약물 부작용'이라는 게 있던데 '약물 부작용'이라는 NANDA 간호진단이 있나요? ^^ㅎㅎ이런 건 걸러줘야 합니다.
그다음 아쉬운 게 있다면 디테일한 부분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진단 거예요.
간호과정은 주로 '간호사정-간호목표-간호계획-이론적근거-간호수행-간호평가' 순으로 해야 하고, 간호목표도 달성 기간 등 정해서 구체적으로 하는 게 정석이잖아요? 그런데 이 책만으로는 그런 세세한 부분을 다 채워 넣기는 어려워요. 조금 단순화되어 있는 내용이라 내가 필요한 부분만 취하고 내용을 채워서 나만의 간호과정을 만들어야 해요.
보니까 보통 통증 간호과정 할 땐 'NRS 통증 척도'등 구체적으로 통증 측정한 것이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간호 사정에는 단순하게 '통증 있음' 이 정도로만 간단하게 되어 있고, 간호중재에도 '통증 양상을 사정한다'로만 되어 있어서 그대로 쓰면 성의 없다는 피드백을 받을 것 같네요. 책에 이론적 근거도 전부 다 있지 않고 비워져 있는 부분도 군데군데 있어서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워요. 전부 다 들어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성인간호, 모성간호, 정신간호로 나뉘어져 있고 성인간호도 소화기계, 호흡기계, 심혈관계, 신경계, 근골격계, 내분비계, 비뇨기계, 이비인후계, 안질환, 피부, 혈액림프계, 면역계, 이식, 기타로 다양하게 임상에서 케이스로 잡을만한 웬만한 질병은 다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아요. 몇군데 빈곳은 있지만 자세히 나와있는 부분도 많이 있구요. 이 정도면 책 여러 권 보지 않고 한 권 안에서 두루 보기엔 내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케이스 스터디 쓸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참고하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단, 오래된 책이니만큼 여기저기서 내용이 많이 사용되어서, 그대로 베끼면 다른 사람이 만든 간호과정과 비슷한 내용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참고로만 보는 게 좋아요. 또 어차피 케이스마다 간호중재도 몽땅 다 넣는 게 아니라 케이스에 맞게 선별해서 넣어야 하고, 이론적 근거도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내용이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책이던지 그대로 베끼면 환자 케이스와 안 맞는 간호과정이 나올 수 있으니까 이 부분 주의하셨으면 해요.
★★★★☆
이 책에 대한 점수를 주자면 5점 만점에 4점! 별 4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약간 미흡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간호과정 쓸 때 핵심을 파악하기 유용하고, 빠르게 작성할 수 있게 일목요연한 생각 정리를 도와주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자세히 나와있는 다른 간호과정 책이 있을 때도 케이스 쓸 때 일단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책이고, 아무래도 그래서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처음 간호과정 작성을 시작하는 간호학생, 간호사로서 케이스 스터디 작성 시 참고할 책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여기까지 내돈내산! 간호과정 실무지침 후기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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